본문 바로가기

김승희 칼럼

김승희 수저

김승희 수저 이야기

 

수저를 만들기 위하여 나는 망치를 잡는다.

질기고 강한 금속을 느끼고 그들을 내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려면 망치 작업을 잘 해야만한다.

 

망치 작업으로 금속을 만나고, 알게되고,그들과 친구같이 친해져 가는 것이다.

 

금속이 너무 고집스러워 힘들지만 그래도 나는 끊임없이 금속을 달래 본다.

그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세상사람들이 너를 만나서 반가워 하고, 그리고 너의 그 탄탄함과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움을 감탄 하게 된단다.’

 

금속을 두드려 가면서, 그들 선의 정교함과 볼륨의 완만함을 사랑한다.

수천, 수십만번의 망치 작업이 있어도, 그 모든 것을 묻어버리는 그 담대함과 무뚝뚝함은 용광로 불덩이도 견디어낸 인고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편안하다. 그런데 왠지 힘이 있고 우아한 멋이 있다.’

이런말 들을 수 있는 수저를 만들고 싶다.

 

 

2016, 김승희




'김승희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부기법  (0) 2016.07.13
숟가락이야기  (0) 2016.02.11
구리판에 생명을 넣어주는 금속공예가 이상구  (0) 2016.01.19
김승희 칼럼-8월  (0) 2013.08.20
김승희 칼럼-7월  (0) 2013.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