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Jewelry_Small but speaking Volumes
Within an affordable price range, the artist creates a line of art jewelry with unique concepts and personal style.
김승희 장신구는 풍경이 있는 정물을 거쳐 대비의 미학 그리고 천연석과 보석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하나의 '움직이는 조각 Moving Sculpture'이 되어 예술장신구의 넓이와 깊이를 동시에 확장해왔다.
그가 담고자 하는 장신구의 개념, 그 작지만, 큰 이야기들이 '나와 너'를 넘어선 '우리들'의 정원에서 새로운 잎을 싹 틔우고 있다.
1997년 크래프트 하우스를 압구정동으로 옮기고 이전 기념 음악회를 개최하며 인사말을 하는 김승희
예술장신구 - 작지만 큰 이야기
액세서리에서 움직이는 조각으로
김승희의 장신구는 표현주의적인 그의 작품들, 예컨대<금속으로 그린 풍경>, <투명한 공간> 연작 등과 형태적 유사성 혹은 주제와의 연결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사실 하나의 독자적인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아트 주얼리Art Jewerly'의 개념은 굳이 값비싼 보석이나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금속공예가의 창작과 표현의 특성이 강화된 예술적 장신구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전위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장신구는 순수 미술적 가치를 지닌 예술품으로서 환금가치보다 소장가치가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석이나 귀금속과 같이 현물시세가 당장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수용자가 예술장신구를 선택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급격하게 부상한 예술장신구는 반지, 목걸이, 초크, 브로치, 팔찌 등 장신구의 영역을 포괄하면서 전개되어 왔다.
조형 개념의 변천에 따라 김승희의 장신구가 일반인과 친숙해지고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또한 그의 예술장신구도 변모를 거듭했다. 전체적으로 그의 예술장신구를 조감할 때 다음과 같이 네 가지 형식으로 범주화 할 수 있다.
첫 번째 형식은 1980년대 <풍경이 담긴 그릇>들의 연장선상에서 제작된 장신구이다. 주로 1987년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뫼비우스의 띠(초크)>, <팔찌>, <삼색단지(브로치)>, <가을 주머니(브로치)>, <첫눈을 기다리며(브로치)> 등 주로 기하학적 형태 위에 상감기법 알루미늄 착색기법 등을 동원하여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교차시키는 작업이다. 이전의 전통공예에서 주로 사용해왔던 옥玉을 사용한 장신구가 기품 있고 정갈한 귀부인을 연상시켰다면, 이러한 경향의 작품은 더욱 세련되고 도회적인 여성에게 어울리는 현대적인 감각의 장신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형식은 1990년대 <민화, 그리고 투명한 공간>연작과 맥을 함께하는 작업인데, 선으로 이루어진 입방체 속에 자연석, 녹청기법으로 색채가 강하게 드러내는 금속 등을 결합하여 정물화의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의도된 장신구다.
세 번째 형식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작된 것으로 마노, 시트린, 황옥, 루비, 사파이어, 자수정, 아쿠아마린, 오닉스, 금파 같은 보석과 14K 금, 은, 등을 혼용하여 난집짜기를 주로 사용한 브로치들이다. 이 시기에 김승희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들>의 주제의식을 이어가 2001년 선화랑에서 오로지 장신구만으로 개인초대전을 여는 파격을 선보였다. 여기서 그는 크고 작은 보석 그리고 투명한 공간의 선적인 입체구조를 사용하여 자신의 심리적 정황을 이입했다. 그것은 보석의 크기 혹은 빛깔의 차이, 공간 구성상의 간극 등을 통해 그의 주관적 심사를 반영하는 투사물로 전환된 '표현주의적 예술장신구Art Jewelry as Expression'다. 그는 보석의 흠이나 결, 세월의 흔적에 조차 예술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즉흥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선율을 전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형식은 근작에 나타나는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이전의 세 번째 형식이 직선 구성으로 이루어진 투명한 공간이었던 데 반해, 곡선을 통해 '우리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보석이 지닌 무늬, 색상, 질감 등을 회화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그대로 살리거나 혹은 기하학적 형태의 변주속에서 입체적 환영을 자아내는 일루전Illusion의 미학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자신이 설립한 크래프트하우스 개관 10돌을 맞이하여 열린 <김승희 장신구 : 정물 - 풍경>전은 이러한 장신구의 경향을 유감없이 펼쳐낸 생생한 현장이었다.
이 개인전에서 김승희는 세 가지 방식으로 브로치에 관한 조형적 변주를 시도했다. 하나는 시각적 일루전에 근거한 입체 형태의 변형을 통한 정물 시리즈, 다음으로는 '투명한 공간' 연작에서 보여준 선과 면의 구성적 관계성을 부각시킨 돌과 금속의 합주合奏 형식, 끝으로 자연석의 천연 색채와 형태적 특징에 주목한 조합적 구성이었다. 이번 2006년 선화랑 초대전에서 선보인 근작 장신구들은 옥을 가공하여 나뭇잎 모양으로 만든 다음, 곡선과 연결함으로써 자유로운 변주의 새 악장을 제시하고 있다. 김승희 장신구는 풍경이 있는 정물을 거쳐 대비의 미학 그리고 천연석과 보석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하나의 '움직이는 조각Moving Sculpture'이 되어 예술장신구의 넓이와 깊이를 동시에 확장해왔다. 그가 담고자 하는 장신구의 개념, 그 작지만 큰 이야기들이 '나와 너'를 넘어선 '우리들'의 정원에서 새로운 잎을 싹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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