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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칼럼

김승희 칼럼-3월

 

김승희 칼럼(2013.03)

 

 -대통령의 브로치-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이 역대 대통령과 가장 차별되는 점은 역시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어느 취임식 때보다 대통령의 머리모양, 의상, 장신구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또한 그러한 점을 의식한 듯이 취임식 당일 5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나의 관심은 물론, 국회 의사당 취임식 때 선보인 카키색 코트 왼쪽 가슴 위에 달린 나비 브로치였다. 솔직히 궁금하기도 하였고 기대에 차 있었기 때문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브로치를 보는 순간 매우 실망하였다. 우선 코트의 무게와 크기에 비하면 브로치가 왜소해 보였다.
그것은 나비의 크기 문제라기보다는 나비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생명력있게 표현하지 못한 힘없는 나비 브로치였기 때문이다. 나비는 전통적으로 '기쁜 날'의 표현이고 누구든지 나비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를 갖고 있기에 선택은 좋았다. 비록 보편적인 주제인 나비이지만 나비의 우아함과 더불어 그 시대 정신을 보여주는 조형미가 브로치 디자인에 내재되어 있어야 폭넓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에서와 만찬석상에서 입은 대통령의 한복이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은 것은 그 한복에 질감, 색채, 문양 등 우리시대의 조형감각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비 브로치는 어떠했나?

 

혹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이 대통령의 서민정책과 맞물려서 검소하고 단정하며 그렇기에 브로치도 보편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평한다. 장신구는 의상과 더불어 보편적인 패션의 한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브로치는 다르게 접근하여야 한다. 의상 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브로치는 '이야기를 전하는 상징조형물'이 될 수 있기에 그 의미가 각별하다. 브로치 외교라는 울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이야기도 다시 상기하면서 우리나라 대통령의 브로치가 단순한 의상의 장식이 아니라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상징물'로서 좀 더 잘 선택되고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시대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브로치 안에 담아주었으면 좋겠다. 

 

2013.03.01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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